가끔씩 걸어보는 이 해변은
아작아작 지난 세월이 밟혀
마음에 힘주지 않고도
그대를 꺼내 볼 수 있습니다
보고픔을 참을 수 없을 때 바다를 찾는 이유를
달려드는 파도 떼는 알고 있습니다
원망의 마음 심을 다잡아 보지만
그댈 몰아 내려든 내 마음이 섬뜩해
붉어 진 마음 밭에
파도는 또 달려와 울음보를 터트립니다
그대 내 안에 바다가 된 후로
세월은 급소를 찔린 듯 생명을 잃어
그리움은 언제나 마음을 혹사시키고
벗겨 낼수록 상처는 덧나
기억의 편린들은 절름거립니다
한 계절의 끝에 서면
바람에 베인 파도처럼 아픔이 일어섭니다
꽃멀미를 일으키는 하루의 뒷모습이
하늘 마루 떠도는 구름 속으로 잦아들면
오늘밤은 어느 별에다
그리움의 등을 걸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