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그리움은 빗물 되어 흐르고

굵은 장대비 쏟아진대도
솔숲의 까치는 걱정이 없다
빗줄기 거세어져도
둥지를 떠날 줄 모르고
캄캄한 하늘 위
번개가 번뜩일 때마다
들뜬 목소리 힘차게 함성을 지른다
저 새들처럼 단순하게 살자 되 뇌우지만
생각은 항상 깊어지고
가슴 속 파고드는 허전함에
지리한 장마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문뜩
타는 목마름을 느낀다

때론 가물어 갈라진 마음 위로
속 깊은 빗줄기,
소망의 단비가 쏟아지기를
무심코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그 길 위로
축축한 그리움은 내리고
살다가 가끔
빈 틈새로 젖어드는 마음
살다가 가끔은
탁해져 눈물나는 영혼 어루만지며
그리움은 빗물 되어 흐르고
내 안 깊숙이
다시 젖어드는 그리움
함초롬히 내리는 그 빗줄기에 온몸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