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1일 목요일

이별보다 차가운 -임동윤-

초저녁 쏟아 붓는 함박눈을 맞으며
오늘도 그대를 불러봅니다.
구멍 뚫린 하늘에선 어둠이 내리고
그대 잠든 길 저 밖의 길이
자꾸만 눈에 밟혔습니다.
밤 늦은 뜨락에 홀로 나가서
아직 잠 못든 그대를
그리운 이름으로 불러보지만
밤새도록 소리는 허공을 돌고
서럽도록 아프게 울었습니다.
겨울숲 가지에 싸락눈 내린
이별보다 더욱 차가운 새벽.

詩集 ˝은빛 마가렛은 시들고˝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