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8일 금요일

보릿고개

보릿고개
노태웅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
부끄러운 헛기침으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굵은 눈물 한 방울 떨구던
우리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
아픈 사연 숨기려고
청솔가지 아궁이에 밀어 넣으며
밥을 굶어도 표 내지 않으려고
이른 새벽 뿌연 연기 날리던
자존심 강한
우리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
이웃집 솥뚜껑 슬쩍 밀어보고
꽁보리밥 한 냄비 몰래 넣어주며
어려움 함께 나누던
인정 넘치는
우리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굴뚝에 연기 날리지 않는 요즈음
오늘의 보릿고개 넘을 때
두 팔 걷어붙이고 사랑과 나눔으로
도시락 배달하며 자원봉사 하는
인정과 사랑 넘치는 마음으로
보릿고개 넘겨주는 웃음 가득한
우리의 어머니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