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어쩌면 사랑은

흐린 날,
생각이 보이지 않으면 조용히 기다려 보고
그래도 무엇인가 허전하면
꿈길을 가만히 걸어가 보자
사랑......
아니, 그리움이라면 상처 난 가슴이 더 아팠을까
얼굴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언제나 신뢰하던 진정한 믿음도 바람같이 사라져
길가 굳게 닫힌 영업집 셔터를 바라보는 막연함
파도 치는 풍랑, 폭풍우면 어떠리
고운 손 포개며 영원을 약속하는 눈빛
은은한 미소가 자꾸만 갈증 나
쓸쓸히 쓸쓸히 그려보지만
빛 바랜 과거는 바삭거리며 말라가고
겨울날,
옷 벗은 나무처럼 앙상한 가슴에 머물러
이별은 자꾸만 떠날 줄 몰랐다
컴컴한 미로를 왕복하는 쥐새끼처럼
꿈길을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무소유, 그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울타리 넘어 미지의 또 다른 세상을 향한
그렇게 막연한 길이 있었다
어쩌면 사랑은, 그 갈래 길에 서 있는
삶의 초라한 이정표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