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눈꽃 그 맺힘에 대하여

그대 가슴 깊은 곳에 유혹하는 향기를 갖고 싶었는데, 싸늘하게 피어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맨살인 가지 위에 곧은 내 맘 내려앉아도 잎 피고 열매 맺힐 수 없는 슬픔은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릴것만 같아, 얼게 할 차가운 온도만을 원합니다. 잠깐이라도 옹골찬 생을 느끼며 그대 눈을 멀게 할 정결의 꽃으로 피우고 싶은 염원이지요. 허허 벌판에 시리게 필지라도 그윽한 눈빛으로 입술 한번 닿아준다면, 온몸이 자지러지는 황홀감을 맛보면서 그만 녹아 내린다 하여도 후회하지는 않으렵니다.

예술세계 (한국 예총) 등단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