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원죄가 내 탓이 아니라고
구차스런 변명은 않겠습니다
묵은 거섶처럼 팅팅 불어
지린 이끼만 빼곡한 허물을
이제는 미련없이
미세한 후회도 없이
오릇이 내려 놓습니다
대지르듯 달겨드는 세월을
쪽박보다 억억배나 더 찬란한 왕관을 쓴 들
무슨 힘으로 버티겠습니까
무한하던 아가페의 사랑도
안타까이 대롱이던 황화(黃花)빛 에로스도
결과는 완성일 수 없었다는 걸
이제서야 아프게 확신 합니다
짚불처럼 조용히
이제 전부를 세월에게 허용 합니다
고요히 무채색으로 흐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