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매춘(賣春)

봄을 팔아서
나도 한 몫 챙겨야겠다
야생화도 지천으로 피어 있고
이름 모를 나무도 웬만큼 자라서
슬쩍 고개 들어 곁눈질하고
가까이 다가가 향기 맡는데
얼마를 받으면 좋을까
어제같이 눈 시린 봄, 하늘과
오늘같이 상쾌한 봄, 비도
적당한 값을 받아야겠다
들판의 익명으로 나온 풀들도
팔 다리 예쁘고
강가의 가명으로 나선 돌들도
눈빛이 고와서
잘 하면 한 밑천 마련할 수 있겠다
애교 많은 봄, 바람은
얼마를 줄까
앙탈부리는 봄, 새는
단골이 있으니 좀 낮춰 받을까
봄 계곡의 풍경 소리는
낯선 손님에게
좀 높여 받아도 되겠다
조만간 햇살 따갑기 전에
의자에 앉아 콧노래 부르려면
부지런히 봄을 팔아야겠다
봄에 나도 팔아야겠다
누가 거금을 주고 나를 사서
품고 갈 애틋한 사랑이 있을까
나도 당신, 봄을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