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8일 월요일

새가 울고 있다

대추나무 가지에
잎과 열매 떨어뜨린
새벽 달과 별이 앉아 있는데
새 한 마리 날아와
나무의 가슴을 밟고 앉아
무슨 말 하려는 듯
큰 소리로 울고 있다
무슨 일 있을
오늘 나의 앞길이 궁금하다
새벽같이 왜 나에게 날아왔을까
저 새가 궁금하다고 하니
늦은 저녁
먼 곳의 사랑하는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새처럼 지저귀고 있었다
나도 어느새
새가 되어 화답하고 있었다
문득 오늘 보았던 새가
영락없이 그녀를 닮은 줄 알았다
참 아름다운 날개를 지녔다
아침 잠이 많은 그녀는
잠깐 새가 되어 날아왔다
오늘은 당신 보고 싶다고
나의 나무에 날아와 앉아 있었다
그 먼 곳에서 나를 찾아와
지지배배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내일 새벽에는
나도 새가 되어 날아가
당신의 나뭇가지에 앉아
사랑한다고 한참 울고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