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8일 금요일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비가 오는 날엔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푸르고 푸른 하늘에 눈이 시린 날에도
구름이 뭉실뭉실 흘러다니는 날에도
바람이 몹시 불거나
안개가 자욱한 날에도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때로는
흐르는 강물 위에
가끔은
스치는 바람 위에
혹은 잠시 걸쳐진 구름과
환한 햇살 위에도
그립고 그리운 제 맘을 새겨요

우표도 붙여본 적 없고
제대로 된
종이와 펜으로 쓰는
편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의 편지는
당신에게 갑니다
날마다 갑니다

바람이 부는 날이거나
비가 내리거나
하늘이 유난히 푸를 때
구름과 강과
찬란한 햇빛을 볼 때마다
내 사랑의 언어는
당신의 가슴에 전해질 겁니다

끊임없이 아름다움으로 다가갈 나의 사랑을
피할 수는 없어요
포기를 모르는
영원한 기다림을 피할 길은 없지요
오늘은 내내
찬란한 햇살로 쏟아진 나의 편지를
받아 보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