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며느리 -허경운-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는 잊은 채
남의 집에 살면서
미묘한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

상전도 하인도 아닌
주인도 객도 아닌
위도 아래도 아닌
중앙 위치에 있는 건 더욱 아닌

잘하면 당연지사
못하면 커다란 흉

며칠에 한번씩은
느닷없이 신경질나고
이유없이 속상한 사람

며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