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6일 금요일

쓸쓸한 오후

백지처럼 창백한 바람이 불어,
기억의 언저리에 서성이는 그림자 하나.

다정한 햇살은 외로운 땅에 닿지 않아,
산발(散髮)히 씻겨가는 슬픈 인연.

이젠 되돌아 갈 수 없는 길.
오늘도,내일도.

죽지않을 씨앗들이 시린 가슴에 자라나
이따금 내 눈에 거짓말같은 눈물 흐르면,
펼쳐진 허공 딛고 발돋음하는 단 하나의 이름.

차마 눈 감을 수 없는 그리움에 홀로
쓸쓸한 오후.

적막보다 짙은 내 안의 그림자,
맨발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