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8일 수요일

가난한 가슴으로

내 안에 당신아
밤 이슥해 지니 달빛 교교 흐르건만
가슴속엔 잘부락거리는 물소리뿐
오늘밤은 당신의 시를 꼭 읽어야겠습니다

재실 등은 꾸벅거리지만
온밤 내 나는 잠들지 못한 채
떠돌이새처럼 우짖습니다

당신의 시를 읽지 못한 채 잠들 수 없습니다
기다림에 지쳐 시듦에 겨운
차마 못할 짓으로 지새는
그런 밤이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나 긴 기다림에
다혈질의 뜨거운 피는 멍울멍울 굳어져
그 아픔 참아내기 이토록 힘겹지만
가난한 가슴으로 기다립니다

아아 내 안의 당신이시여
당신은 오셔도 그만
아니 오셔도 그만인
그런 허망한 님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