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일 월요일

애무



애무(愛撫)

-淸夏 김철기-

언제부턴가
나는 사랑을 쓰고 있었다
그해 가을 끝자락에 사랑의 진리를
눈 뜨고 있었다

서산으로 넘기는
사랑의 詩가 꽃피지 않으리까
그대 수줍음 가득한 미소가
노을빛에 어울려 잔잔한 느낌 솟아
온몸이 따듯함을 알았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 내밀며
하얀 날개를 펼치고 꿈속을 날던 그대도
날 그렇게 사랑하는 줄
까맣게 몰랐을 거다

이 가을 밤
별빛에 반짝거리는
한지붕 가득 활짝 핀 청순한 박꽃을 보며
내가 살아있다는 것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귀에
속삭이며 타들던 가슴은
사랑이 목마름에 울고 있었던 것을
나도 지금 알았다

-淸夏 김철기 사랑시 詩選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