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우리가 만약 사랑이라면





















우리가 만약 사랑이라면



































우리가 만약 사랑이라면;



잠깐의 실수로 떨어뜨리면 깨지는
유리컵 같은 사랑은 되지 말게 하소서


생활에 좇기고 시간에 좇기어 만날 수 없어


한동안 간절한 사랑을 마음의 찬장 위에 올려두어도


변함없는 구릿빛 놋그릇 닮은 사랑 되게 하소서



거친 수세미 하나로 찌든 때를 닦듯이
어느 한쪽이 녹슬어 초라할지라도

서로 닦아주면 닦아줄수록 빛나는 사랑이 되게 하소서





우리가 만약 사랑이라면;
고독한 감옥에 갇힌,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외로워지는



그 쓰디쓴 집착의 욕망을 벗어나
정다운 님의 눈빛으로 활짝 꽃을 피우는 사랑 되게 하소서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
아름다운 유리컵이 넘쳐날지라도



보면 볼수록 현란하지 않아 존귀한


그런 묵직한 놋그릇 닮은 사랑 되게 하소서










한순간에 반짝이며 영혼을 사기치는 유리컵 같은





그런 사랑을 돌아 앉게 하소서




우리가 만약 사랑이라면;삶이 몰고 온 궁핍의 바람으로 인하여

바닥에 떨어지고 발길에 채일지라도 구겨진 상처를 툭툭 털어내며 일어설 수 있도록


서로의 손을 잡도록 하소서




실패와 좌절; 희망과 기쁨



그 죽음의 그림자 속으로 함몰해 가는 그것이
인생의 여정이라 해도




결코 그 본질이 깨지지 않는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귀중한


서로를 담는 영혼의 놋그릇 같은 그런 사랑 되게 하소서


글: 시인 조윤주http://user.eandong.net/juno7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