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4일 화요일

겨울 애상(哀想)

또다시 나는 헤맨다
치부를 다 드러내 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 겨울 거리에서
어디에도 없는 너를 찾아
나는 댓바람처럼 떠돈다
무모하게 덤벼들던
지난날의 부질없는 내 사랑아
어느 처마 끝에서
짐짓 고드름처럼 매달려
푸른 물이나 흘리는 건 아닌가
시린 이 오드득 부딪히며
잘 가라 잘 가라
다시는 눈물겨운 이름은
부르지 마라
이듬해에도 영영
소식 따위 보내주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