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4일 화요일

봄바람에 지는 나뭇잎을 보며

봄바람에 지는 나뭇잎을 보며

/ 架痕 김철현
아무도 없다. 억지로라도
다가서려 하지 않는다.
죽은 시체 하나 그저 썩어
널브러져 있을 뿐이다.
관심 없는 발걸음에 채이며
이리 저리 제 몸뚱이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불편한 거동
겨우 바람이나 불어 주어야
힘겨운 휠체어라도 굴러가지
오그라드는 육신은 기능마비
그나마 혀마저 말려들어가니
때 이른 죽음에 임하려한다.
푸르른 청춘 시작도 하기 전에
세월 속에 갈아엎는 거름이련가
흔적이라도 유산처럼 그리
남았으면 좋으련만 한 마디
유언 남기지도 못한 채 어느
낯선 거리로 불려가 깊이를
알 수 없게 생매장 될지 모를 일
긴 실랑이 끝에 새파란 잎사귀는
연륜에 못 이겨 잡은 손을 놓아버리고
늙은 겨울은 제 혼자 가지 않으려고
삶의 기운 열은 봄 잎사귀 하나 물고
죽음의 길을 부리나케 가려한다.

이기철의 ´맑은 날´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