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나무 떨 듯
내 가슴도 떨리고 있다.
몇 시간 후면
우체국 문이 활짝 열리기 때문...
어젯밤 나는 편지를 썼다.
주소 대전광역시 대덕구 송촌동
수령인 ˝나 자신˝
아주 긴 문장이어서
무슨 말을 주절주절 썼는지
편지 내용을 다는 모르지만
나 자신을 잘 아는 이는
다른 누구보다는 나이기에
그동안 가슴앓이 하던 일들
그 누구에게 들키지 않고 위로받고 싶어서
나를 위로함을 썼다.
비밀일기 아니고선
자신에게 편지를 써서 부치는 일은
지극히 드문 일일 게다.
아니 이런 일이 없을지도...
가끔 나는 엉뚱한 사람이 되어
이렇게 그 드문 일을 한다.
다른 누구의 편지보다는
내가 나에게 쓴 편지가 더 큰 위로를 받기에...
점점 우체국에 갈 시간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