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잠 못 이루는 마음으로
너의 창가를 찾는다
어둠의 사신이 떠나간 너의 창이
이밤 대낮 보다 환히 빛나는구나
양심의 촉수 밝혀진 등이 하나
나의 외로운 마음 밝혀주니
따스한 물결 찰랑거리는구나
아, 오랜 세월 떠돌아다녔지
강으로 ,숲으로, 빛으로, 어둠으로,
너를 찾아가는 긴 방황이었다
먼빛 널 보고 찾았구나하는 순간
두 손 허우적거리며 잡으려는 순간
얼음태양처럼 그 자리에서 녹아버리는
질척거리는 번쩍거리는 물 위에 서서
둘은 넋을 잃고 할 말을 잃었다
여기 저기 칼날같은 바람 불어와
서둘러 둘의 심장을 갈라놓아
둘의 오장육부를 갈기갈기 찢어놓아
오, 그러나 마주하는 창이 있는 한
우리는 더이상 외롭지 않아서
함께 할 수 있는 시련은
더이상 시련이 아니기에
맨첫날 가슴에 새겨진 얼음태양은
그 자체로써 변함없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