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허공에
선명한 꽃의 얼굴을 그려넣는
어느 화가의 눈일까
궁금하여서 다가가려 하나
지난 번 비바람 맞은 탓에
이번에는 미풍에도 숨죽이는
요조숙녀의 꽃떨기인양
새침떼기로 가만히 앉아 있으려 하나
진한 풀향기마저 그려넣는
어느 화가의 솜씨에 깜짝 놀라
창 앞의 흰 구름에도 어리둥절 할 때
다시 실내에서 중심을 잡으면
전날 파문의 무늬
제 영혼에 깊숙히 새긴 꽃은
이해와 위로의 꽃이어서
함께 차를 마시고 대화하는
벗 삼기에 좋아서 그러려니
오늘은 햇살좋은 겨울창가에 기대어
꿈꾸는 새초롬한 베꼬니아 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