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려다 쉬어 버린 보릿내가 때 절은 남방셔츠 위 가을날 푸른 햇살에 아지랑이 같이 피어 올랐다. 햇살을 못 이겨 찡그린 얼굴에는 제멋대로 자라 덥수룩한 수염이 지저분하다 일회용 면도기를 건네며 ˝ 세수도 하고 수염도 좀 깍지 그러니...˝ 벙긋이 웃는 태훈이 손사래를 저으며 알듯 모를 듯 허공에 내어 뱉는다.˝ 빌어 먹으려면...빌어 먹으려면...˝ 구로공단역 건너편 작은 공원에 칠 벗겨진 벤치 집 삼아 터 잡고 태훈이가 살고 비둘기떼 날마다 날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