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8일 일요일

세상에 여자가 그 사람뿐이냐고 물으면

하늘을 자주 바라보는 건
소원이 많아 그렇다고 합니다
「사랑은 아무나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사람이 꽃잎을 뿌리면서 간 날로
나는 세월의 단을 묶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하늘을 편지지 삼아 지평선까지 써 내리다
갈대밭 개울물로 지쳐 흐를 때
세상에 여자가 그 사람뿐이냐고 물으면
「그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겁니다」

조약돌로 허공에 그리움 던지고
말승냥이처럼 들판을 쏘댈 때
세상에 여자가 그 사람뿐이냐고 물으면
「죽지 못해 사는 게
이 세상 어딘가 살고 있을 그 사람이
날 생각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