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일 토요일

두꺼비집으로부터 오는 사랑

두꺼비집으로부터 그대가 흘러든다
만약 수력발전소가 자연재해로 멈춘다면,
만약 변전소 변압기가 사고로 터진다면,
만약 청동빛 짧은 구리선이 끊어지고
더이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러나 지금은 전세기 미과학자 플랭크린의
인류를 위한 기여, 위대한 발견의 대기획대로
내벽 콘센트에 꽂힌 220V 플러그 전선을 타고
수신된 메시지, 문자 음성 디지탈 정보,
기기에 입력된 지구대척점의 외침을 안고
오늘도 나는 무계절의 꿈을 꾼다
안의 불꽃과 밖의 불꽃이 마주쳐
저장된 에너지에 흐름을 일깨운다
비록 이 시대 연인들이 돌아서면
아득히 잊혀지는 불행이라하더라도
기억의 끄나풀을 붙들고 되돌아오는
짧은 행복이기도 한 것은
전날 창살없는 감옥사이
노릇노릇한 오후의 햇살같이 비쳐들던
전화벨 소리가 있었듯이
오늘 컴퓨터 창이 있음이다
가을밤 뜨락 낙엽위에 내린 서리를 밟고
그대가 살금 살금 걸어오듯이
보이지않는 사다리를 타고
엷은 창으로 무단침입한 투명인간은
고무나무 잎새에 자기이름 새겨놓고
베란다에 푸른 그림자를
외투처럼 살짝 벗어두고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