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3일 일요일

아,나는 어찌하면 좋아요

당신의 목소리는
마디 마디 천둥치며
저 아지랭이 이는 봄날을 안고 있는
겨울 들판으로 나를 휘몰아갑니다

당신의 눈빛은
번적 번쩍 번개를 일으키며
저 남지나해에서 불어오는 미풍을 기다리는
겨울 바다로 나를 이끌고갑니다

아, 나는 어찌하면 좋아요
당신없이는 한 순간도 존재할 수 없는 나는
빛의 찬란한 공포 속에
겨울밤 혼자 작열하는 어둠의 불꽃입니다

당신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려는 욕심의 매분 매초
좌절에 뒤엉키는 빛의 실뭉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누에에 지나지않습니다

매일매일 뽕잎을 갉아먹으며
살쪄가는 나의 눈부신 육체를 보아주셔요
쉴새없이 뽀오얀 빛을 뿜어내는 동양의 보주가
겨울숲에서 저 홀로 빛나는 모습을

아, 나는 어찌하면 좋아요
이미 당신의 것이 된 연후에도
현재 당신의 것에 속하면서도
미래에 당신의 것으로 느껴지기 원하는 나는

당신 곁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서 바라보는 하루 하루
희망에 똘돌 뭉쳐진 빛의 뭉치실
철없이 튀어다니는 실공에 지나지않습니다

매일 매일 빛의 실타래를 풀어가며
열고가는 나의 뜨거운 심장을 보아주셔요
가없이 부드러운 숨결을 뽑아내는 고대영혼이
겨울산정 위에서 저 홀로 황홀한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