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일 토요일

빗속의 연가 -유인숙-

비가 오는 날에는
당신을 그리워 하기에
너무나,
너무나 좋은 날입니다

장대 같은 굵은 비를 흠뻑 맞고
종일 울어도
내가 울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의 숨소리 하늘을 날아
날아와서 두 귀에 박혀도
내 귀는 여전히
당신의 숨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살갗에 부딪히는
빗방울의 떨리움은
보드라운 당신의
손길을 닮았습니다

그러하기에 비가 오는 날에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너무나,
너무나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