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1일 목요일

사막에 내리는 달빛

아직도 나의 사막은
바람이 모래를 물고 휘달려
별꽃하나 피어도 설음 솟는데
방충망으로 월장한 달빛이
산산이 모눈 조각으로 스러집니다

귀뚜리 산조아쟁 켜는 가을밤
허술한 문을 흔드시는
당신 누구십니까

달빛 뜨락을 둥둥 거닐다가
가슴 훑고 지나는 바람을 만났습니다
하얗게 지워냈던 세월이
누가 불러낸 듯 돌아와 우뚝 섰습니다

잊었는가 하였더니
마음에 뛰어들어 휘젓고 다니는
아슴한 이름 하나

달은 갑자기 시뿌얘져서
그렁한 눈으로
풍상의 몰골을 내려다보니
수 천
희디흰 달이 모조리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