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으로 한밤을 지내고 나면
오늘 나는 어느 시간 속에 서있는지 불투명해서
수없이 시간을 보고
오늘이란 날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숫자들을 더듬어 보는데
흔들리는 세월의 굽이에
분간하기 어려운 모습만
거울 속에 출렁인다
아름다움이라고 맑게 웃던
웃음도 잊어버렸는지
뿌옇게 안개 덮인 그리움의 정체마저도
유령처럼 서있다 사라지는불투명한 시간 속에
자아를 잃어버리나 보다
찬바람 불어와 명료한 시간들로 채워주기까지
마음에 불을 켜야 하는데
냉정한 시간들은 무심히 쳐다보며
침묵으로 떠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