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쫄병일 때 정 병장님도
가끔씩은 전체 집합을 시켰다
˝야지리 모이!˝
그가 한 말은 이 말 한마디
순하고 착한 분의 이 명령은
태산보다 높고 호랑이보다 무서웠다
서열대로 나란히 서 있는 앞에서
그 분이 한마디 하고 나가면
백 상병놈은 꼭괭이 자루를 빼서
빠따를 쳤다
그 말이 표준말이 되어
다른 고참들도 그렇게 말했다
˝야지리 모이!˝
그 외마디 소리가 없을 땐
언제 그 소리가 나오나 잠 못 이뤘고
늘 그 한마디 그리고 빠따
그때서야 곤한 잠에 빠질 수 있었다
바람결이 순탄치 않은 세상
더러운 잡놈들 들으라고
큰소리로 외쳐 본다
˝야지리 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