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8일 금요일

연묵淵默

공작산 수타사 연못이
이제 막 얼었다
물 아래 있는 것들이
찬바람에 문 닫아 걸고
동안거에 들었다
우루루 물가에 몰려들어
깃발 흔들며 시위하던
나무도 꽃도 새도
몸 가볍게 적멸에 들었다
스스로 폐閉하겠다고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더니
겨울이 왔고 얼음이었다
물속에 있는 것들은 또
물 밑의 불속으로 뛰어들었다
타닥 타닥 천둥 벼락으로
열반에 들고 있었다
목에 걸었던 묵언의 패를
못에 던졌다
풍덩 가라앉은 아비가
치매에 걸린 새처럼
소란스럽게 지저귀고 있었다
물 아래에서 들려오는
목탁 두들기는 소리가
염불 외는 소리가
딱딱하게 굳어서 뼈뿐이었다
칼날같이 날카로웠다
연묵淵默의 그 소리 듣겠다고
바닥에 귀 대고 드러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