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연가/박 순기
올해도 우리 집 뜰 안에는
어김없이 매미가 찾아와 맴맴
여름을 노래하며 찌는듯한 더위를 식혀주고
쑥 자란 코스모스 해바라기 서로 키재기 하네
산들바람 초야에 그윽한 한차(茶)다려내어
오실 님 기다리며 빈 잔 앞에 놓고
팔랑거리는 나뭇잎 흔들림에 그리움 일켜 세워
목젖까지 울컥 올라오는 떨림 무엇일까
한적한 이곳에서 나 혼자 김 오른 차향에
마음 비워 내며 긴 세월 추억만 세면서
산하(山河)변하는 사계절에 외로움만 곰 삭일까
두려워 오늘을 잡고 놓지 않는다
하얗게 부서지는 구름조각 떼어 맞치며
휘엉찬란한 노을 속에 삶을 태웠던
고사목의 깊은 사연 인생은 연습이 아니라는것
깨 닮음 가슴에 깊이 새겨 놓는다
07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