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6일 화요일

느리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느리게 산다는 것
어찌 생각해 보면 상상할 수도 없는
자유 안에서 훨훨
삶의 깊이를 아득히 느낄 수 있음이요
작은 자의 행복이요 기쁨이요 감사한 일이다

솔잎 끝에 맺혀 있는
이슬방울 하나에도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며
그 발걸음마다
용기를 새기는 일이다

하늘과 구름과
그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햇살
나뭇잎 사이를 지나는 바람의 소리까지
가슴 가득 담을 줄 아는
고독한 자의 절대 행복이다

느리게 산다는 것
어찌 보면 숨이 멎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모든 것을 소박하게 즐길 수 있는
내 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생기生氣 , 또 하나의 여유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가만히 머무는 일
느리게 산다는 것은
내 사랑보다 한 걸음 더 늦추어
그의 그림자를 밟으며 걸어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