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4일 일요일

역사(歷史)

국내성 집안에 있다는
광개토호태왕비를 읽는다
덕양구 원흥동에 세워진
돌 속에
배앗긴 역사 같은
상형문자가 박혀있다
저 돌 속에
잃어버린 간도가 있고
반쪽만 남은 백두산 천지가 있고
위태롭게 서 있는 독도가 있다
내 속에
만리장성의 오랑캐가 있으니
일제강점기의 왜가 있으니
나를 깨뜨리려
세발 까마귀의
고구려가 날아온다
말 달리며 백제가 달려온다
명궁의 화살을 쏘며
신라가 달려온다
너의 좁은
우물을 무너뜨리겠다고
네가 갇힌
감옥을 부서뜨리겠다고
정수리를 내려치는
광개토대왕을 읽는다
지울 수 없는 문신을 읽는다
나를 산산조각낸 후에
역사歷史 하나 만들겠다고
우뚝, 돌을 세운다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너른마당´에 광개토호태왕비가 있다. 한 번 가 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