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9일 화요일

이제는 섭섭한 것도 아름다워라

이제는 섭섭한 것도 아름다워라

김여정
강물도 아직 먼길 더듬는
이른 새벽
불편한 꿈길 위에서
너희들
멀리 안개꽃 속에 아슴 아슴
작은 등을 보이는
섭섭함도 이제는
눈물 그렁그렁 가슴 미어지도록 아름다워라

양수리 강가
때지난 갈대들
저녁노을 소슬한 바람에
성긴 머릿발 날리며 몸 흔들고 있는
섭섭함도 이제는
가슴 아릿아릿 정신이 아득하도록 아름다워라

강건너 산마루 위
짙은 어둠 속
水鐘寺 한 점 불빛
은밀한 사랑의 신호인가

남몰래 갈대에 불붙이고 있는
어두운 바람의 손 엿보는
섭섭함도 이제는
핏줄 저릿저릿 눈앞이 어지럽도록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