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6일 토요일

아침 사냥

아침에 커튼을 제치니
밤새 슬그머니 내려 앉은
새 하얀 가루에
온통 세상이 뒤덮이고

땅인지 하늘인지
경계 없는 재빛 속에서
하얀 가루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저 아래 골목길에
추욱쳐져 징그러운 배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거리며
바둑 고양이 타이거가
눈부신 눈 위에
곱게 발도장을 찍으며
아침 사냥을 가는지
어디론가 행차한다.

해가 눈 속에 가린지 오래이고
내가 집안에 갇힌지 오래라
코트를 입고
타이거의 발자국을 따라
나도
상쾌한 아침 공기를
사냥하러 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