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6일 토요일

가을 편지 -김필연-

1.
가을이 깊어가네

이 계절을 어찌 지내시는가

하늘은 높아도 비어있고

바람은 냉기에 떨고 있네

이 가을 깊은 서정에

가슴 베이지 않을 지혜를

일러주시게
2.
오늘도

그대가 놓고 간 가을과

함께 있네

들려주시게

바람에 드러눕던 갈대마냥

풋풋했던 목소리

보여주시게

붉나무 잎새보다 더 붉던

그대 가슴을


3.
기억하시는가

빛 바랜 은행잎이

힘없이 구르던 그 횡단보도

그대 뒷모습이

지금도 가슴을 할퀴네

발길 돌려 달려올 그대를

애타게 그려보네

그렇게 훌쩍 오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