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1일 월요일

뜨거운 목숨으로

나는 지금 너무 뜨거워서
미칠 것 같으니
달려 갈랍니다
훌훌 옷 벗어 던지고
묵정밭 묵은 풀 태워 없앨랍니다
불내음 끈끈한 땅에 무릎 꿇고
무릎 꿇고 깊이깊이 입맞출랍니다

가쁜 숨 마디마디
사랑해 사랑해 온몸으로 뱉어 내는
잉그락불덩이
땅도 하늘도 자지러질랑가요

땀흘리면서
눈물 흘리면서
오래오래 무릎이 벗겨지도록
오래오래 몸부림치면서
뜨거운 목숨으로
밭 한 뙈기 덥힐랍니다

달아올라
어쩌면 녹아흘러 말금한 가슴
얼굴 묻어 숨막히면
어떻게 해 어떻게 해 불꽃 피워올리며
내 머리 힘껏 끌어안아 줄랑가요

몸서리치면서
황홀하게
씨앗 한 되 뿌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