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화요일

가을은

가을은

정영숙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국화향의 공기가

호흡을 율동 시켜서 감사하다

정오에 집을 나서면 어머니 마음 같은

깊고 따스한 태양의 옷을 입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하늘은 아기의 눈동자 같이 맑고

이상이 날개치고 올라가듯이 높아서 감사하다

석양에 들판을 달리면 신이 달아놓은

황금의 열매를 볼 수 있어서 배부르다

산은 빈손 들고 서있을 겨울을 알고

있음인지 미련을 버리고 그 고운 옷

한 벌 한 벌씩 버리고 있네. 그 무욕을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함에 감사하다

저녁이 오면 가족이 모여 가을의 찬을

대화의 그릇에 담아 나누어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밤하늘은, 우주 가족들의 놀이가 빛나서

세월의 서글픔을 망각해서 감사하다

새벽이 문을 두드리면

묵상기도를 드릴 수 있는 고요함이

문을 열어주어서 감사하다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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