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정영숙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국화향의 공기가
호흡을 율동 시켜서 감사하다
정오에 집을 나서면 어머니 마음 같은
깊고 따스한 태양의 옷을 입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하늘은 아기의 눈동자 같이 맑고
이상이 날개치고 올라가듯이 높아서 감사하다
석양에 들판을 달리면 신이 달아놓은
황금의 열매를 볼 수 있어서 배부르다
산은 빈손 들고 서있을 겨울을 알고
있음인지 미련을 버리고 그 고운 옷
한 벌 한 벌씩 버리고 있네. 그 무욕을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함에 감사하다
저녁이 오면 가족이 모여 가을의 찬을
대화의 그릇에 담아 나누어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밤하늘은, 우주 가족들의 놀이가 빛나서
세월의 서글픔을 망각해서 감사하다
새벽이 문을 두드리면
묵상기도를 드릴 수 있는 고요함이
문을 열어주어서 감사하다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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