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화요일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독백

흘러가는 시간 속에 하루가 저물고
거기 우리들은
하늘과 땅의 서린 이야기로
유형무형의 그림을 그려가며 살고 있어
계절마다 제 색깔의 빛을 발하며
노래 부르게 하고

거기 우리들은
숱한 약속도 맹세도 있고
불타는 열정으로 밤 새워
가슴 저미는 사랑을 노래하며
또 가을 속으로 스며드는구나

색 바랜 그림 한 조각만 남아도
추억이라 부르며 껴안고
무한한 우주 저쪽으로
숨가쁘게 내달리는 세월은
이름 가진 모든 것들과 함께 흐르는데

의식 한 오라기 붙들고
빛을 찾아 바라보는 순간들은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들이기에

오늘도 흘러가는 모든 것들에게
단 한 차례 탄생의 의미를 부여하며
남아 있는 여정에 옅은 꽃 향기나마
곱게 뿌리며 떠나자는 독백으로
가을 하늘 향해 눈물 글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