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2일 화요일

파도

파도



얼마나 가슴 아픈 사랑앓이였기에

피멍피멍 들도록 네 육신을 바위에 내던지며

부셔져 내리고 그리 자학(自虐)하느냐

너는
얼마나 참아내기 힘든 설음이었기에

가루가루 눈물 만들어 네 온몸 흩뿌리며

으헝 으헝 그리 목놓아 우느냐

너는
얼마나 사연들이 서리서리 얽혀 있기에

가리가리 가슴을 찢어 헤치며

순백의 마음을 그리 드러내려 하느냐

너는
얼마나 떠난 님이 보고 싶기에

휘돌아휘돌아 바다를 떠다니며

연인들 설잠조차 앗아버리며 그리 시새워하느냐

너는
얼마나 마음속으로만 접어둔 사랑이었기에

겨우겨우 모래살 헤치며 임께 다가갔다가도

사랑한다 고백도 하지 못한 채 그리 돌아서고 다시 돌아서느냐

너는

사랑을 알기 전에는

그토록 지순하던 성모(聖母) 마리아인 네가

사랑의 알게 되면서부터

살내음 찾아 헤매는 막달라가 되었다
이제 네 그림자조차 만들어 내지 못하는

천형(天刑)을 안고

흰 거품 위를 떠도는

꿈을 잃어버린 가련한 방랑자가 되었다


이제 네게 필요한 것은

무너져 내리는 네 자신을 다시 추스리고

네 사랑에 가슴앓이 심어 너에게 달려오도록

또 다른 사랑의 불길을 지피는 일뿐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춤을 추어라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을 것처럼 사랑을 시작하라

시작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못하느니…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사랑은 없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