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7일 일요일

날 위한 이별

속삭이던 사랑이 영원할 것 같았는데,
덩달아 함께 갈 수 없는 낡은 몸이 있다
습관처럼 돋아난 푸른 그리움이
차가운 비애의 몸부림으로
그예 하얗게 부서진다

영혼의 못다한 사랑이기에
차마 저리도 하얀가

눈이 부셔 어둠에 익숙한 시간만
상처로 남아 罪를 고백한다
그래도 너만을
사랑했노라고, 사랑했노라고

내 낡은 몸에 피같은 꽃물이 밴다
그렇게 붉은 회한에 타는 몸,
헐떡이는 심장 마저 하얀 재가 되는 몸,

그래, 온전한 몸으로 살아남는
사랑이 어디 그리 흔하랴

썩어 문드러지는 몸,
이제사 기억하는 영혼을 따라
멀리 간다

추억처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