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1일 월요일

사랑에 무슨 말이 필요하랴

말言은
가슴보다 앞서가길 좋아한다
그러나 사랑에 무슨 말이 필요하랴
자궁 속 모태에서부터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가슴에 지닌 자도
온전한 입으로 남을 미워하는 이보다
더 잘 살더라
더 많이 사랑하더라
사랑하지 못하는
절룩이는 영혼보다야
말言이 앞서가는
부끄러운 육신보다야
때로는 바보라 해도
백치 같은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래, 사랑에 무슨 말이 필요하랴
거칠어진 손 잡아줄 수 있는
따뜻한 가슴
누구에게나 있는데
오늘도
작은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하루를 꿈 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