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8일 일요일

5일장의 기억

옛날 생각이 나서
오일장 서는 길거리에 나서니
줄 지어선 바구니 속에서
어머니의 마음이 먼저 와 나의 손을 잡는다

텃밭에 가꾸어놓은
상추, 쑥갓, 아욱
담장에 오르던 호박 한 덩이
자라 목을 하고
집을 나서던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도랑을 건너면
인정 메말라 타버린
쇼핑 센터
넘어가는 햇살에 울타리를 친다

어두운 밤길
그 울타리 밖에서
사슴 목을 하고
하루를 털어버린 기쁨으로
귀가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오일장 서는 날이면
나는
옛날 생각이 나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빙빙 장터의 구석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