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남아메리카 칠레 인데요
한국에 와 뿌리 내리고 살고 있는
달맞이 꽃입니다.
월견초(月見草)라고도 하지요
강 둑이나 들녘에 살면서
땅거미가 내리면 피다 보니
그리움 병에 걸렸습니다.
때론 너무 그리워 일찍
강둑에 나오기도 하지요.
어느날
아무리 기다려도 님이 안 나오는 겁니다.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서럽기도 하고
고향생각 부모님 생각에
풀적 주저 앉아 우는데
한 자락 흩뿌리고 지나가는 빗물에
눈물인지 빗물인지
마음과 몸이 흠뻑 젖어 눈이 퉁퉁 부었지요.
보름날이었어요.
뽀얗게 잘 생긴 님은
나를 와락 안고 입맞춤 하는 거예요.
너무 갑작스러웠지만 난 기분이 좋았어요.
우린 한참이나 뜨거운 포옹을 했지요.
그 밤은 그렇게 하얀 밤이었어요.
난 그때가 제일 행복해요.
나는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며
땅거미가 내리면
몸 단장하고
동구 밖으로 님 마중 나오지요.
오늘 그리고 내일도
사랑스런 미소를 머금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