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4일 수요일

화려하지 않은 들꽃처럼...


일주일을 살기 위하여
7년을 땅속에서 보내야 하는 매미의 모습이 아닌
해마다 씨앗에서 생명을 잉태 시키는 들꽃처럼
많은 사람의 시선을 모아들어는
이름난 꽃이 아니라 할지라도 자기만의 향취를 지닌
들꽃처럼 살고싶다

매미처럼 측은함을 구하지 않고
고혹한 향기를 뽐내다가 조락한 후엔
쓰레기통에 무참히 버려지는 이름난 꽃이 아니라
타인의 손길 미치지 않는 곳에서 상처를 입지 않고
토속적인 지력을 매년 맡으며
많은 사람이 아닌 일하는 농부의 휴식시간을 잠시
충족시킬 수 있는 들꽃이고 싶다

행인이 오고 가는 공해 속의 번화한 도시 한가운데가 아니라도
오솔길 가에 소담스레 자리하여 여유를 찾아
그길 을 찾는 뭇사람들에게
가던 길 다시 되돌아 보고픈 여운을 남길 수 있는
들꽃이고 싶다

사람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귀한 성분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꿀벌의 도움으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여
꿀벌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들꽃처럼 살아가면 좋겠다

주택가 화분에서 쉽게 칭송 받는 꽃이 아니라도
뭇사람의 입가에
향수를 한번쯤은 불어 넣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