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2일 금요일

어머니 - 김정한

어머니 - 김정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린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머니와 딸로 맺은 인연. 내 어머니.

아버지 떠나 보내고 살아온 7년
깊어가는 건 이름도 모르는 세월의 병
그리고 고독이겠지요.

아픈 마음속에는 늘 무관심 아닌 무관심으로 향한
내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으로 또 시달립니다

괜찮으시겠지. 괜찮으실꺼야 ... 하면서 지나온 시간들
헤아릴 수 없는 흰머리. 마른 몸. 굵고 주름진 손마디에 마음이 아파

오늘도 목까지 차 오르는 슬픔을 토해봅니다.

잘 드시면 잘 드시는 대로 못 드시면 못 드시는 대로
난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혼자서 눈물을 흘립니다.
가끔 과일 사서 드시라며 호주머니에 찔러 드리는

몇 장의 지폐가 딸이 남기는 사랑의 흔적이지만...
그것마저 고스란히 돌려주시는 내 어머니.

일흔을 훨씬 넘은 내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은 커녕,
어머니, 오래 사세요. 그 말조차 한적이 없습니다.

늘 받기만 하고 드린 것이 없는 내리사랑
어머니와 딸의 질기고도 쓸쓸한 인연
바쁘다는 핑계로 뒷전에 물러나 있는 내 어머니에 대한 사랑
시간이 흐를수록 잘 해드리지 못하고 당신 뜻대로 잘 살지 못한 죄스러움에
어머니 얼굴만 떠 올리면 가슴 언저리가 아파옵니다.

오늘은 이 한 마디를 어머니께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어머니,
어머니, 사랑합니다. 아프지 마시고 오래 오래 사세요,
김정한시집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