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2일 월요일

눈이 내리면

보고싶은 친구여
우리, 눈이 내리면
맑은 강가에 나와 앉아
흐르는 강물에 내려앉는
흰 눈을 바라보세

세월에 흘러 온 이야기
두런두런 모아 담아
깊은 강 속에 박혀 있을
돌멩이에 얹혀 놓고
흰 눈을 말없이 바라보세

그리운 친구여
우리, 눈이 내리면
창 넓은 찻집에 마주 앉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잔 부여잡고
흰 눈을 바라보세

잘 지냈냐는 짧은 안부에
잘 지냈다는 긴 미소로
지난 시간의 향기를 화답하고
그렇게 그리움을 마시며
하얀 눈을 살뜰히 바라보세

친구여
사랑하는 내 친구여
눈이 내리면
남은 생의 촉촉한 사연들 앞에
우리 진솔한 사랑을 담아
따뜻한 가슴을 내밀어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