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행복의 끄트머리가 흐지부지된들 어떠리
어느 봄날 저녁
뭇벚꽃으로 환하게 흩날린들
칙칙하게 서부해당화로 시들어
나뭇가지 휘어잡고 어둡게 매어달린들
하나의 노래가 흐르다가
풍금 소리 뒤로 흔쾌히 사라진들.
(혼자 발 밑에 폈다 소리없이
사라지는 꽃도 있다.)
주머니 속에서 두 손의 뼈를 꺼내
무릎뼈 위에 올려놓고
기척 없이 앉아 듣는
꽃잎 날리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