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빛처럼
전 민
한 톨의 작은 씨앗도
제몸을 속으로만 썩힌 뒤
두꺼운 각질을 벗고
싹으로 다시 태어나
샛가지를 치며
잎과 꽃송이
열매까지도 약속 하고
한 방울의 하찮은 물도
들샘을 차고 나와
햇볕과 바람과 싸우며
세천으로, 대하로, 대양으로
오직 한 줄기가 된다
속세의 부귀 영화
누더기 장삼속에
깊이 묻어 놓고
산사의 피말리는 고행
뼈속깊이 숨겨놓고
열반하신 그 후에
무지개빛처럼 내보이신
성철스님의 영롱한
그 빛, 사리처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