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화요일

겨울의 초입에서(1)


비오듯 쏟아지는 안개
호수도 없는데 안개는 어디서 오고
사람도 없는데 그리움은 왜 이리 깊어지는가
짓누르면서도 자꾸만 산란한 추억
비릿한 기억을 가득 보듬고
그 속으로 밤새 내리는 안개
떠나고 돌아오는 일이 여상 하여도
보내는 일 만큼 아린 일도 없다
미치도록 쏟아 붓고
가슴을 흔들어도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아야 하는데
무너져만 가는 모습
내려놓은 일이 힘에 겨워
차라리 눈을 감고 걷고만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