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6일 목요일

너는 자유롭지만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너는 자유롭지만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평촌 / 이선형


젖은 아침이 하얗게 열리고 있다
밤새 통곡하며 내린 폭우는
깊은 연민을 남기고
나무마다 슬픔을 매단 채 창백히 서있다.
바람에 떨어지는 아픔들
그대, 우리 언제 저처럼
속울음 꺼내어
가슴 억누른 이야기를 나누었던가.
긴 시간 채운 그리움의 무게
두 팔로 너를 안고 싶어도 안지 못하는
지독한 굶주림
나를 흔들며 아무런 기억 없다고 이미 네가 되어버린
너는 자유롭지만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불치병이 되어버린
나를 지운 독방 내 처절한 아픔아